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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랑, 통영의 서쪽 절벽

베가지 2019. 5. 2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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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랑

서피랑 여행,명소 지역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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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나폴리'라는 수식어가 붙는 

" 통영 "

매번 갈 때마다 별스럽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요상하고 이상한 건물이 해안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름답다는 말보다는 번잡스럽지 않고, 소란스럽지 않고, 편안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관광버스가 자주 주정차하는 중앙시장에 머물렀다면 아마 이런 이미지가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 허구 헌날 막히고, 정신없고, 시끄럽다)

통영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오전에 방문하려면 서피랑과 서호시장을, 오후에 방문하려면 동피랑과 중앙시장을 들르라고 한다. 

" 서피랑 "

오늘은 그 중에 너무 잘 가꿔진 동피랑말고 몇 년 전부터 가꿔지고 있는 서피랑을 가본다. 

서호시장에는 졸복집과 장어뼈를 푹~ 고아서 끓인 시래기해장국이 참 좋다. 시래기해장국으로 몸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서피랑으로 이동한다. 피랑은 순 우리말로 절벽이란 뜻이다.

절벽이란 말이 무색하다. 언덕이다.

마치 아이들이 그린것 마냥 즐겁다. 서피랑 전체를 보여주는 지도라기엔 복잡하지 않다. 진짜 꼭 저래 생겼다. ㅎㅎ

계단을 세어보겠다는 생각은 접고 무념무상으로 피아노 계단을 오른다. 날씨가 궂어서 꺼두었단다. 소리가 없다. 무척이나 아쉽다. 몇 계단 오르지 않았는데 숨이 깔딱댄다.

높은 건물이 없다. 높지도 넓지도 않은 단독 주택이 빼곡히 서 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먼 거리의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앞은 바다가 뒤로는 산이다. 평지가 별로 없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통영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비탈진 산이 꽤 있다. 구불지고 오르고 내리는 도로를 생각하면 바닷가가 맞는지 ? 

통영의 계절은 늘 풍성하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수산물과 추운 겨울을 발갛게 물들이는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지천에 널린 코스모스, 국화, 개량 양귀비외에 배롱나무의 붉은 꽃이 눈을 호강시킨다. 

서피랑 공원으로 접어들면 아래서 보이지 않던 몹시 가파른 언덕길이 기다린다. 문득 눈 오는 날 썰매가 타고 싶어진다. ㅎㅎ

돌담실에 피어난 들꽃. 돌담길을 따라 흙길을 내려가다보면 여러 들꽃이 드문드문 심겨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꽃은 아무리봐도 이름 외우기가 녹록치 않다.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 감국... 눈썰미가 없는 내가 보기에 다~ 비슷해 보인다.

엉덩이를 까고 있는 아이 모습이 웃기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 앉자니 모양새가 더 웃기다. ㅋㅋㅋ

소원 자물쇠 대신 소원 나비를 걸었다. 물이라곤 하나없는 우물과 다카시도 아닌 디카시... 디카사진 한 장에 5행시로 영감을 보탠다나?

여기가 99계단이다. 다행이다. 오르는 길이 아니라... 아니다.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 계단은 피할 수 없겠다. 겅중겅중 올라가는 아이들은 계단지 두렵지 않은 것 같다. 

어딜가든 정비되지 않은 오래된 거리는 과거로 회귀한 듯 편안하다.

통영의 서피랑은 통영의 주요볼거리 중 하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섬을 둘러보려면 서피랑은 그냥 지나치게된다. 피랑이라고 하지만 언덕 수준. 그래도 장점을 찾는다면 아직 많은 사람이 찾지 않기에 여유가 있다. 온갖 틈새 가게들이 줄을 잇고 있는 동피랑에 비하면 서피랑은 느긋하게 걸어도 걸릴 것 없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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