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야기

7평 텃밭에서 이렇게 많이?

베가지 2019. 8. 21. 06:50

 

올해 4월부터 시작한 텃밭 농사. 도시농부라는 말은 쫌~~ 부담스런 그런 일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실제보다 심각하게 크게 보입니다. 실제 크기는 7평이 되지 않으니 일반적 방 하나 크기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텃밭이 전부 제가 경작하는 건 아니구요. 그 중에서 까만 비닐을 덮지 않은 구역이 제가 경작하는 텃밭이랍니다. 잡초는 어떡하냐구요? 잡초도 자랍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주 급속도로 자랍니다. 1주일에 한 두번 정도 들러서 잡초를 뽑아줍니다. 잡초가 자라면 원하는 작물이 덜 자랄까봐 걱정하는데요.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잡초가 원하는 영양분과 작물이 원하는 영양분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잡초와 잘 자라는 작물을 볼 수 있습니다.

 

왜 잡초를 뽑을까요?

우선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예쁘게 자라는 내 작물 속에서 미운 털 박힌듯이 자라는 잡초가 예뻐보일리 없습니다. 같은 아이들끼리 있어야하는데 다른 집 아이가 눌러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청소하고픈 욕구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서 뽑기도 하구요. 

또, 작물 수확할 때 불편합니다. 고랑마다 차지하고 있는 잡초는 밭 주인이라고 길을 열어주거나 하지 않죠. 밟고 지나가자니 매번 귀찮고, 여차하면 풀독이 오르기 십상입니다. 풀독이 무섭습니다. 자다가도 가려워요. 여리여리한 사람의 맨살에 생채기를 내고 독을 묻히니 긁힌 자국마다 벌겋게 부풀어 오르고 가렵습니다. 으~~~ 생각만해도~~~ 

사람이 지나가는 자리의 잡초는 어쩔 수 뽑게 됩니다. 게으른 농부를 하고싶지만 가끔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덜 부지런하려 작물을 많이 심지 말자. 그래서 고랑이 넉넉합니다. 다른 집과 비교하면.... 

 

봄부터 시작한 텃밭에서 수확이 한창이라 어떤 작물이 심겨져 있는지 보여드릴게요.

 

올해의 야심작. 바질... 벌써 바질은 수확을 꽤 한편이라 바질페스토를 만들어 놨습니다. 올해와 내년까지 넉넉히 먹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심은 바질은 스위트바질이라 그런지 벌레 꽤나 꼬입니다. 

 

 

깻잎. 겨우 2포기에서 자라난 모습입니다. 깻잎은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향이 더 진합니다. 쓴 맛도 덜한편이구요. 깻잎김치를 담아봐야겠어요. 양념장에 재워먹기도, 쪄서 먹기도 하지만 오래 저장하려면 깻잎김치도 콤콤하니 좋습니다. 

 

 

고추는 아삭이고추와 청량고추를 20포기 정도 심었는데 청량고추는 크는게 더딥니다. 다른 집은 모르겠으나 저희 집은 그랬어요. 키가 쑥 자라지 않아서 겉으로 보기에 빨간 고추가 얼마나 달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빨간 고추는 여름이 한창일때 잔뜩 익다가 날씨가 차가워지면 더디 붉어집니다. 키를 낮추고 속을 들여다보면 빨간 고추가 저렇게 많이 달린걸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고추포기 수가 적어서 그렇지, 많이 심는 곳에서 고추 따려면 굽어진 허리 펴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주 화요일에 간 후 거의 1주일만에 갔더니 토마토 가지가 부러질 지경입니다. 본 가지에서 자꾸 순이 뻗치고 그 가지마다 토마토가 열리니 그 무게에 못 이겨 휘어지고 부러지고...

옆 가지로 팔을 뻗습니다. 둘 다 부러지는 중입니다. 노지에서 자란 토마토는 껍질이 두껍고 약간 질깁니다. 부드러운 식감은 아니죠. 달큰하니 맛나긴 합니다. 

 

 

가지나무?가 너무 많이 자란 탓에 가지치기를 했네요. 가지는 한 여름에 씨가 잔뜩 박히는 반면 가을로 접어들면 오히려 먹기에 좋은 상태로 자랍니다. 두 그루의 가지나무에서 수확한 가지는 어떤 건 야구방망이 만한 것도 있습니다. 이번에 수확한 가지는 우리 가족이 다 먹기에 너무 많아서 옷걸이에 걸어서 말려줍니다. 말린 가지도 맛이 좋거든요.

 

7평 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겨우 7평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이른 여름엔 열무, 상추, 쑥갓 등을 얻기도, 한창 여름엔 고추, 토마토, 가지, 바질, 깻잎을 얻습니다. 늦여름과 이른 가을엔 붉은 고추, 토마토, 깻잎, 가지를 얻습니다. 별스레 하는 것도 없는데 참 많이도 가져옵니다. 날이 가물거나 비가 많은 날이 계속되면 썩어버리기 일쑤니 이렇게 많은 건강한 야채를 얻는게 감사합니다. 

 

얼마전 가을배추 모종 신청 접수를 받는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가을이 오긴 오나봅니다. 가을에 심은 배추 모종은 늦은 가을에 김장을 위한 재료로 알차게 쓰이겠죠. 그렇게 김장을 하고나면 또 한 해가 지나갈겁니다. 나이가 또 들고, 주름살은 시간과 상관없이 수시로 늘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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