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검사없어도 치매진단 인정 가능해진다

올해들어 치매관련 보험상품 출시가 많아졌고 케이블마다 광고도 빈번해졌습니다. 거기에다 예전엔 중증 치매만 보장되었던 것이 경증 치매까지 보장한다는 말로 많은 이들이 가입했습니다. 제 주위에도 치매보험 가입했다는 말을 가끔 듣곤 했으니까요. 그 전에는 간병보험을 들까말까를 물어보곤 했었는데 ... 

 

 

 

금감원 보도자료(2019. 7. 3)에 의하면 2017년 한 해 동안 31만 건, 2018년 60만 건, 2019년에는 1/4분기에만 약 88만 건이 판매됐습니다. 판매량이 급증한 건 드라마의 영향도 없지 않았겠지만, 경증치매를 보장한다는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홍보 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건 보험사의 입장에서 좋은 점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입 후 경증치매보험금 지급을 해 달라고 할 때 애먹는 일이 발생해서 속상한 보험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간혹 보험사에서 60세 에서 70세 까지 치매가 발생하지 않으면 환급금을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말에 가입했다면 별로 연금으로써 도움은 안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치매는 7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니 말이죠. 그 때까지 발병하지 않아서 덜컥 연금으로 전환했다가 치매가 생기면??? 연금으로써 역할도 치매보험으로써 역할도 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보험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80세 이전에 연금으로 전환해서 쓸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다른 연금상품을 가입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치매를 진단할 때 적용되는 CDR척도는 MRI검사만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위 CDR척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증 중등도 중증 등의 분류는 기억력과 지남력 등의 판단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뇌영상만으로 판단이 어렵다는 겁니다. 

 

원인에 따른 다양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 신경심리겸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전문의 '임상적 소견'이 치매 진단기준이 됩니다. 환자를 진찰한 전문의 판단이 진단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 판매되었던 경증치매보험 보장 상품 중 일부는 약관에 치매 진단기준으로 CT나 MRI같은 영상학적 검사결과를 필수로 요구했던 것이 결코 옳지 않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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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보험 약관 중에서 - 

경증치매상태, 중등도치매상태, 중증치매상태의 진단은 피보험자를 진료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신경과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에 의한 객관적인 소견을 기초로 하며, 이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CT, MRI, 뇌파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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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매 중인 치매보험 약관에 따르면, 신경학적 검진과 CT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 신경과 전문의들에 의하면 CT, MRI, 뇌파검사 등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아도 환자의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 그리고 신경심리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치매로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굳이 뇌파, 뇌영상 검사를 하지 않아도 진단할 수 있음에도 검사 결과를 요구한다는 것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와 함께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검사비를 지불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2019년 10월부터 치매보험 약관이 변경되어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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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의 치매보험 약관 개선(안) -

치매의 진단은 치매 전문의의 진단서에 의하고 이 진단은 병력청취, 인지기능 및 정신상태 평가, 신체 진찰과 신경계 진찰, 신경심리검사, 일상생활 능력 평가, 검사실 검사, 뇌영상 검사 등 해당 치매의 진단 및 원인질환 감별을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검사 및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초로 정해지며, 뇌영상 검사 등 일부 검사에서 치매의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검사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를 기초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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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걱정되는 건, 소비자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이런 개선된 내용들이 어떤 경우에는 보험사기 치기 딱 좋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전문의와 짜고치는 고스톱? 혹여 이런 보험사기로 인해 선의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