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2

평생 살았던 곳을 떠나는 날, 부모님의 이사

평생을 도시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사셨던 부모님의 이사 날 자식이 4명이나 되어도 누구 하나 올 이가 없다며 그나마 시간이 되는 내가 왔으면 하고 이사 전날 전화가 왔다. ​ 내가 원래 심보 나쁜 인간인지라 ㅋㅋㅋ 한 번에 곱게 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 사실 부모님께는 4명의 자식 중의 하나지만 내 아이에게는 하나뿐인 엄마인 터라... ​ 천방지축으로 부모 손길이 필요한 아이가 있는 탓에 온전히 이틀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게 첫 번째 이유였고, 홀로 이동하는 탓에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자니 장장 편도로만 5시간을 들여서 가야 되는 거리에 사실 귀찮음이 있었던 게 두 번째 이유였다. 게다가 은근 아들 챙김이 있으신 부모님이라 천덕꾸러기 취급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과거의 섭섭함..

주저리 주저리 2022.12.21

부모의 상처는 누가 보듬어줄까?

나이가 들어 어릴적 기억 속 부모님의 나이 때가 되어보니 이제서야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되돌아봐진다. 고등학교 1학년 아버지는 50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해 봄이 오기전, 아버지는 예전부터 살고 있던 집을 허물고 새로이 집을 짓기로 결정하셨다. 겨우내 찬 바람이 방문을 열때마다 방 안에 스며드는 걸 참아내기 어려우셨던 것 같았다. 할머니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방에서 꼼짝을 않으셨다. 한 번도 그 집에서 나간적이 없던 할머니(내 기억에 의하면)는 고모댁에서 몇 달을 머무셔야했다. 집을 허무는 바람에 내 친구네 집 한 쪽 켠에 있는 한 칸짜리 방에 달박달박 모여서 우리 또한 몇 달을 지내야했다. 몇 달의 시간이 흐르고 집은 완성이 되고 고모댁에 계셨던 할머니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셨다. 원래의 자리라..

주저리 주저리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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