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어릴적 기억 속 부모님의 나이 때가 되어보니 이제서야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되돌아봐진다. 고등학교 1학년 아버지는 50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해 봄이 오기전, 아버지는 예전부터 살고 있던 집을 허물고 새로이 집을 짓기로 결정하셨다. 겨우내 찬 바람이 방문을 열때마다 방 안에 스며드는 걸 참아내기 어려우셨던 것 같았다. 할머니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방에서 꼼짝을 않으셨다. 한 번도 그 집에서 나간적이 없던 할머니(내 기억에 의하면)는 고모댁에서 몇 달을 머무셔야했다. 집을 허무는 바람에 내 친구네 집 한 쪽 켠에 있는 한 칸짜리 방에 달박달박 모여서 우리 또한 몇 달을 지내야했다. 몇 달의 시간이 흐르고 집은 완성이 되고 고모댁에 계셨던 할머니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셨다. 원래의 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