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경 경제
부동산 코어 플랫폼은 핵심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매년 3000억~50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내년에는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운용사 3곳을 뽑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운용사 4~6곳을 선정해 1조~1조5000억원을 추가 배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펀드 규모는 최대 2조2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한 해 실물 부동산에 2조원 넘게 출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범 후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5조9000억원)의 30%가량을 한 해에 약정하는 셈이다. 운용사들이 국민연금 출자금을 종잣돈 삼아 추가 자금을 모집해 펀드를 조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 부동산에는 10조원 넘는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국내 도심 임대료 회복세 등을 감안해 투자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2조원 안팎의 출자를 하면 위탁 자산운용사 7~9곳이 외부 자금을 구해와 최대 4조원 안팎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통상 실물 부동산 투자는 에쿼티 40%와 담보 대출 60%로 이뤄진다.
국민연금의 공격적 펀딩은 이례적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해석이다. 2004년 처음 국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국민연금은 2011년 그랑서울(매입액 1조2000억원), 2016년 스타필드 고양(3800억원), 2018년 센터필드(5000억원) 등 주요 자산을 사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해 오다가 2020년대 들어 고금리가 본격화하자 투자를 확 줄였다. 마곡 원그로브 투자가 마지막이었다. 꾸준히 해오던 부동산 블라인드 출자도 2018년을 끝으로 명맥을 잇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섹터에 역대 최대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현재 시중에 부동산 에쿼티 자금이 메말라 있다고 판단해서다. 금리가 인하된 데 이어 외국계 투자회사까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줄이자 조 단위 출자 사업을 단행할 배경이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진행 중인 코어 플랫폼 펀드 출자 공고에서 뉴 이코노미 섹터에 30% 이상 투자하도록 명시했다. 오피스 등 전통 자산은 최대 70%로 제한된다. 뉴 이코노미 섹터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셀프 스토리지 등 새롭게 떠오르는 틈새시장을 말한다.
그동안 핵심 권역 트로피 자산을 선호해온 국민연금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국민연금은 굵직굵직한 대형 자산을 매입하고 20년 이상 가져가면 무조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롭게 부상하는 섹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로 편중된 자산을 다각화하려는 취지도 반영됐다.
- 국민들 미래를 위해 모아 둔 돈으로 투기를 한다는 의견도 언젠가 부동산 가격은 상승할테니 잘한 결정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국민의 미래를 담보 삼아서 투기를 조장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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