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대부분의 계란에는 숫자가 찍힌 것보다는 찍히지 않은 것을 보기가 훨~ 씬 쉬웠습니다.
어느날부턴가 계란에 숫자가 찍히기 시작하더니 이젠 너무 길어져서 한 줄로 찍히지 않고 두 줄로 찍혀서 나옵니다. 특정 계란만 그런것이 아니라 모든 계란에 찍혀서 나옵니다. 그럼 이 계란에 찍힌 숫자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암호문인가? 설마...
모르면 암호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ㅎㅎㅎ
2017년 살충제 계란 사건이 터진 이후로 계란에 대한 부족한 정보에 대한 시정이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계란은 포장재에 찍힌 유통기한외에는 어떤 정보도 얻기 어려웠습니다. 대형마트나 특별한 계란의 경우에는 꼭 생산지와 유통기한을 표기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대개의 경우에는 알기가 어려웠던 사실이었죠.
아무리 좋은 정보도 모르면 그림과 글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계란에 찍힌 숫자의 의미를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할까요?
1. 빨간색칸의 1번
표기된 04.17 은 산란일자 입니다.
눈치가 빠른 이는 벌써 알아채셨을 겁니다.
산란일자 표기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산란농가들이 굉장히 반발을 했었습니다.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한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말이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습니다. 소비자는 산란일자를 알고 싶어하거든요.
2. 파란색칸의 2번
표기된 O424B 는 달걀농장 고유번호입니다.
이 표기가 가장 헷갈리는 곳 입니다. 우선 표기된 것을 보면 맨 앞자리가 숫자 0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숫자가 아닌 알파벳 O입니다. 농장들의 고유번호는 숫자의 알파벳이 혼재되어 있기에 그나마 선명하게 표기되어 있는 겨우에도 헷갈리는데 희미하게 찍힌 경우에는 더욱 보기가 어렵습니다. 숫자 8인지 알파벳 B인지, 숫자 0과 알파벳 O, 알파벳 S도 번져보이면 숫자 8로도 보입니다. 한 번에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어렵게 알아낸 농장고유번호로 농장 소재지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식품안전나라
목록게시글수 10개씩 20개씩 30개씩 40개씩 50개씩
www.foodsafetykorea.go.kr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 한 계란 농가 주소는 용인시로 나오네요.
3. 노란색칸의 3번
표기된 숫자 2는 산란환경을 말합니다.
1부터 4까지 산란환경이 분류됩니다.
1은 방사된 환경입니다. 집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던 그런 환경이죠. 가장 자유롭고 쾌적한 환경입니다. 2017년 살충제계란 파동 때 살충제 성분이 나온 한살림 계란 또한 이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것이었습니다. 닭 특성상 땅을 쪼는데 닭이 살기 전에 농약쳐서 키우던 과수원이었던 게 문제의 화근이었죠. 땅은 농약을 뿌리지 않고 몇년이 지나도 농약 성분이 잔류한다고 하니 말이죠.
2는 방사까진 아니더라도 비날하우스든 별도의 축사를 지어서든 평지에서 키우는 환경입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자라는 상황이겠죠. 그나마 돌아다닐 수 있으니 1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은 환경인거죠.
3은 케이지로 들어가는 환경입니다. 조금 더 큰 케이지냐 옴짝달쌀할 수 없는 환경이냐에 따라 3,4번이 분류됩니다.
어떤게 더 열악하냐구요? 4번입니다. 먹이 먹고 계란만 낳고, 털이 빠지고, 병에 걸리고, 스트레스에 서로 쪼고...
누구든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 스트레스 받지 않은 육류를 섭취하고 싶어합니다. ( 적고 보니 잔인한데... )
그러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관리차원에서 수월한 환경에서 기르고 싶어합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면요...
알고보니 찝찝해서 먹기 싫다는 분이 생길것도 같네요. ^^;;
참고로, 계란의 유통기한은 산란일로 부터 14일 즈음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유통기한인 것이지 사용기한은 25일 정도 된다니, 냉장고 열고 계란 산란일자를 확인하다 유통기한을 넘겼다고 버리는 일은 없기 바랍니다. 저도 유통기한 넘긴 것 잘 먹습니다. 위장이 엄청 튼튼한 건 아님에도 별 탈 없는거 보면 사용기한이 맞는 것 같습니다. 냄새나고 노른자가 퍼지는 건 상했다는 증거죠? 유통기한 내라도 드시지 마시길... ^^